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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공간리한
불모지에서 피어난 사유의 숲,
작은 것의 위대한 힘
01
꼭두각시놀음, 그 작고 세밀한 세계로부터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 333. 안산 둘레길의 짙은 초록이 시작되는 입구이자
빠르게 변해가는 도심의 끝자락에 ‘복합문화공간 리한’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리한은 (재)이수진한국인형극재단의 뿌리인 전통 인형극의 정신을 이어받아
탄생했습니다.
우리는 남사당패의 ‘꼭두각시놀음’이 보여주는 마이너한 정서와
그 속에 깃든 세밀한 예술성에 주목합니다. 화려하고 거대한 주류 예술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손가락 끝에서 생명력을 얻는 작은 인형들처럼,
리한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우리 시대의 소외된 가치와
발굴되지 않은 예술적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02
지역의 틈새를 잇는 문화적 가교
리한이 위치한 이곳은 독특한 중첩의 공간입니다.
안산 둘레길의 평화로운 자연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재개발의 물결 속에서
오랜 시간을 지켜온 원주민의 삶과 새롭게 들어선 아파트 단지의 일상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물리적 거리는 가깝지만, 심리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격차’와 ‘어색함’이 흐르는
이 경계의 지점에서 리한은 새로운 역할을 자처합니다.
우리는 이 차갑고 서먹한 틈새를 문화예술이라는 온기로 채우고자 합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이웃들이 전시를 관람하며 같은 눈높이로 시선을 나누고,
공연을 즐기며 같은 리듬으로 호흡하는 경험.
리한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사유의 기지’가 되고,
단절된 마음들을 잇는 부드러운 연결고리가 될 것입니다.
03
불모지에서 일구는 예술의 가능성
문화적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이 지역에서 리한의 존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실험이자 도전입니다. 우리는 대형 미술관이 주는 압도감 대신,
골목길 어귀에서 우연히 발견한 보물 같은 친숙함을 지향합니다.
전통 인형극의 보존과 전승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넘어, 리한은 동시대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 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합니다. 신진 작가들의 실험적인 전시,
지역의 서사를 담은 워크숍,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작은 콘서트까지 —
리한에서 펼쳐지는 모든 기획은 비록 규모는 작을지라도, 그 안에 담긴
사유의 깊이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04
서울 시민의 사유 공간, 그리고 새로운 지역문화공간의 모델
리한은 서대문구의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복잡한 도심에서 단 몇 걸음만 벗어나
안산의 바람을 맞으며 도착할 수 있는 이곳은, 바쁜 걸음을 늦추고
나만의 사유에 잠길 수 있는 ‘도심 속 섬’과 같습니다.
우리는 리한이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전시장이 아닌, 불모지라 여겨졌던 땅에서
예술이 어떻게 뿌리 내리고 지역과 호흡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선례가
되기를 꿈꿉니다. 거창한 구호보다는 섬세한 기획으로, 일방적인 전달보다는
낮은 목소리의 대화로 여러분과 만나겠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사람들을 웃기고 울렸던 꼭두각시놀음의 정신은
오늘날 리한의 공간 곳곳에 흐르고 있습니다.
작고 소박한 것들이 가진 힘이 어떻게 세상을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드는지,
복합문화공간 리한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안산의 숲으로 들어가는 길목, 당신의 사유가 시작되는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